'기술유출'에 해당되는 글 3건

나라의 문을 닫아 걸어라. :: 2007/03/29 03:57

[김우식 부총리 인터뷰] 대담=이규연 사회에디터 중앙SUNDAY -중국ㆍ인도ㆍ일본ㆍ미국 속에서 우리가 샌드위치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과기장관 회의에서 산자부 장관에게 부탁했습니다. 일본과의 기술무역수지 적자폭이 늘어나고 중국과의 흑자폭은 줄어들고, 샌드위치인데 기술유출을 막자고요. 국정원에서도 애쓰고 있는데 저도 그 얘기 합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 4월에 (대책을)발표하기로 했습니다. 기술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큰 회사들이 중국에 공장을 세우면서 중국 기술자들 수백 명을 교육합니다. 조선ㆍ철강ㆍ기계ㆍ자동차는 우리의 핵심기술인데 그렇게 열심히 기술을 가르치면 그게 유출 아닌가요. 그걸 알면서도 이대로 둬야 되는 건지. 언젠가 국무회의 때 얘기할 생각입니다. 나가서 공장 짓는 건 몇 년 걸리지만 기술은 몇 분이면 가버리는 거거든.”


며칠 전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의 인터뷰이다. 그동안 정부의 기술유출 방지대책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그 자세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많이 했으니까 생략하기로 한다 (관련 글). 다만 지금까지 과학기술부가 보여준 행태가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굉장히 안타깝다. 정부 내에도 여러 행정부처가 존재하고 각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보며 대책을 마련하고 서로 협의하여 가장 좋은 안을 만들어 내어야 할 것이고,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인'에 대한 고려, 장기적인 과학기술혁신 등에 대한 시각을 갖는 것이 과학기술부의 역할이라 할 것이다. 아직 부총리가 이야기한 대책이라는 것이 발표되지 않아서 정확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사실 합리적인 기술유출방지대책은 과학기술인 스스로가 가장 바라고 있는 것이다. 기술이 누군가에 의해 도둑맞는다면, 금전적인 손해를 보게 되는 기업과 사회보다도 인생 자체를 도둑 맞는 것이 과학기술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못된 기술유출방지대책은 도리어 우수 인력의 탈이공계 현상을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내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선진 해외 기업으로의 인력 유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기술유출방지대책을 우려하는 것이 단지 인력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 등 인력에 관한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각국이 첨단 기술을 놓고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외국과 교류하고 좀더 배워야 할 기술이 많은 실정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해외 우수 연구소를 유치하고 (과학기술부 역시 이런 일에 적극적이다.), 다국적 기업의 연구센터를 국내에 유치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잘못 하면 이런 기술유출방지대책이 마치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처럼 우리나라도 기술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나라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많은 핵폭탄을 소유하고 있는 미국, 러시아 등은 후발 국가들이 핵무장을 할 수 없도록 다양한 방지대책을 내놓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실익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노력해야 함은 부정할 수 없다.

기술이 부족한 데 비해 임금이 낮은 국가들은 선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고 기업을 발전시키곤 한다.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삼성전자, 삼성SDI도 그 시작은 삼성-산요, 삼성-NEC였으며 한국반도체에서 그 줄기를 찾을 수 있는 삼성반도체 역시 미국 마이크론과의 합작, 기술협력을 무시할 수 없다. 현대자동차 역시 첫 시작은 미국 포드와 함께였다. 물론 당시 해외 협력선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핵심, 원천 기술을 당장 내놓지는 않았다. 일부만 보여준 것에서 우리가 부단히 노력해서 찾고 개발한 기술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 장관의 발언으로 살짝 엿볼수 있는 기술유출방지대책은 단지 기술혁신의 문제를 넘어선 이야기를 하는 거 같다. 이제 우리는 해외 공장 설립을 하지 말자고 한다. 정확히는 해외 공장은 짓되 기술을 가르치지 말라고 한다. 그럼 어느 나라가 국내 기업의 공장을 유치할 것인가? 우리 기업도 바보가 아닌 이상, 마구잡이식으로 기술을 퍼주지는 않을 것이다. 적절한 수준에서 기술을 가르치고 저가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현지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다. 만약 그것이 싫다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은 정부에서 해외 공장보다 국내 공장이 훨씬 더 기업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각종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령 임금 상승 억제를 위해 모든 노동조합 활동을 중단시킨다거나, 공휴일을 아예 없애버린다는 등의 대책이 있지 않겠는가. 아니면 모든 노동자의 직장을 정부에서 정해주고, 임금도 정부에서 공시해버리면 어떻겠는가? 예전 반공교육을 투철하게 받던 시절, 교재 속의 북한 모습이 이러하지 않았던가. 설마 이런 이야기가 곧 발표될 대책에 포함되어 있는 것인가? 아니면 국내 기업은 돈벌지 말고 망해 버리라는 이야기인가?

북한은 핵개발을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그 뒤를 이으려 하는 것인가. 우리가 가야할 길은 언제나 쇄국인 것인가? 이 인터뷰가 기사화되면서 진의가 왜곡되고 앞뒤가 다 잘려서 본의가 다 사라진 것인가? 그렇다면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기 바란다. 여하튼 4월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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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이라는 마녀사냥 :: 2007/03/29 03:55

최근 엄청난 가치를 가진 기술을 빼내려는 몰염치한 연구 인력의 시도를 사전에 적발하였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게 된다. 드디어 우리나라도 해외에 유출할 첨단 기술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기쁜 일일 수도 있고, 자칫 엄청난 국부유출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일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박수 받아 마땅한 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술유출 사건을 한 꺼풀 벗겨보면 언론에 보도되는 것처럼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기술수출국이기보다는 해외의 선진 기술을 들여와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섣부른 기술유출보호정책은 다른 나라와의 마찰을 불러오거나 도리어 국내 기술 발전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거나, 본래 기술은 교류를 통해 발전하며 기술유출방지대책이 기술개발체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도 기술유출 사례는 조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장비기술을 유출시켰다며 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한 사건이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건들이 그렇듯이 발생 당시에는 신문의 1면을 화려하게 장식하지만,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을 때는 세상의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했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과학기술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성장동력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잘못된 기술유출방지대책이나 언론, 사회의 반응은 이런 성장동력을 크게 해치는 또 다른 동력이 된다. 기술유출과 관련된 보도가 나오면 과학기술인들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모임 등에는 해당 기술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곤 한다. 근데 대부분이 첨단기술이기보다는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술을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결론이 나올 때가 많다. 대개 회사는 연구인력의 이직을 막기 위해 일단 기술유출이라는 혐의를 씌워 수사를 의뢰하고 검찰을 비롯한 수사기관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기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 때 세부적인 기술 현황을 자세히 알기 힘든 검찰과 언론, 국민들은 엄청난 투자비가 들어가고 상상을 초월하는 가치를 가진 최첨단 기술이라는 기업의 주장을 특별한 검증절차 없이 받아들이기 쉬우며, 이 과정에서 해당 연구인력은 국민과 역사 앞의 중죄인이 되고 만다.

사실 최근의 기술유출과 관련된 고소는 실제 기술유출이기 보다는 연구원의 전직을 막기 위해 일단 고소를 통해 공권력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설령 재판과정에서 무죄 판결이 난다 하더라도 해당 인력은 다른 회사로의 전직이 불가능하게 된다. 또한 최소한 몇 달은 연구의 공백이 생기기 마련인데, 날로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전쟁의 시대에서 이 정도의 공백은 완전히 무장해제를 하고 전쟁터를 떠나야 할 수 밖에 없는 긴 시간이다. 이것은 올바른 대우를 해주기보다는 제도라는 이름으로 족쇄를 채워놓으려는 노동 탄압적인 측면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 과학기술인의 연구인생을 짓밟아놓는 인권탄압이 아닐 수 없다.

과학기술인들은 아직도 외환위기 당시 제일 먼저 회사 밖으로 내몰렸던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이공계 문제 또한 이때의 기억과 무관하지 않다. 올바른 대우를 받지 못해도 열심히 국부를 창출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던 이들에게 사회가 보여준 모습은 너무나도 냉대했다. 사실 과학기술이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가치이다. 정치, 경제, 행정 체계 등은 각 나라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따라서 특정 국가의 경제 시스템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휴대폰 기술에 큰 차이가 있을 수는 없다. 바꿔 말하면 과학기술인력은 외국에 가서도 본인의 특기를 잘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회사에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자칫 잘못하면 범죄자로 몰리기 쉬운 우리 사회를 떠나 외국 기업, 해외 이주를 결심하는 과학기술인이 느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부유출이 아니겠는가.

과학기술인이 기술유출방지대책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창작물이 도둑맞는다는 것은 단지 금전적인 손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이 담긴, 혼이 담긴 결과를 빼앗기는 것은 과학기술인의 삶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 아니겠는가. 과학기술인들의 우려는 너무나도 친기업적인 기술유출방지와 관련된 사회의 움직임이다. 제대로 과학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수사 인력을 양성한다거나 기술개발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통해 회사와 인력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등의 긍정적 전략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는 기업과 언론의 과장된 피해액 산출에 휩쓸려 과학기술인들에게 부당한 족쇄를 채우고, 연구현장을 떠나게 만들고 이들 인력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사냥터가 되어 가는 거 같아서 안타깝다. 진정 과학기술이 이 나라의 성장동력이 맞기는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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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방지법 - 과학기술인을 위한 국가기술보안법! :: 2007/03/29 03:49

최근 휴대폰 기술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첨단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기사가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기술유출로 인한 피해액을 산정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지라, 계산하는 사람마다 그 액수가 다르기는 하지만 국가 경제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빈약한 국가인지라 예로부터 우수한 머리와 부지런함을 바탕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산업이 국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갈수록 전세계의 무역장벽이 사라지고 기술전쟁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어 자국의 기술보호는 모두에게 중요한 화두이다. 척박하기만 했던 우리의 기술력을 생각할 때 그나마 조금이라도 유출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것을 바라보며 다소 만족을 느끼는 국민도 있다.

산업자원부와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런 첨단기술을 보호하고자 소위 기술유출방지법, 혹은 국가기술보안법이라고 불리는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린 기술유출방지법안의 정확한 이름은 ‘첨단기술유출의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안)’이다. 이 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핵심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 대학과 연구소 등을 보호대상 기관으로 지정하며, 기술 매각이나 해외 투자, 협력 등의 활동을 신고 또는 승인 대상으로 삼게 된다. 또한 보호대상기관에는 보안관리사를 두고 연구개발인력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정부가 벌여 인력 이동을 통한 기술유출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악의적인 산업스파이를 막는 좋은 법안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1만명이 넘는 과학기술인들이 전직제한을 비롯한 기술유출방지대책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했으며, 외환위기 때의 대량 해고에도 조용히 당하고만 있었던 과학기술계가 들썩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외로부터 많은 돈을 받고 기술을 몰래 팔아넘겨 호의호식하겠다는 의도일까? 그렇지 않다. 과학기술인들은 다른 직종에 비해 국가 소명의식이 강한 편이다. 또한 자신이 땀 흘려 개발한 기술을 도둑맞는 것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며, 해외로 기술이 유출되었을 경우 국내 관련 산업이 치명타를 입게 되어 도리어 자신들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과학기술인들은 적절한 기술유출방지대책을 누구보다도 갈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대책은 방향 설정에서부터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대책의 기본적인 방향이 규제일변도이다. 지나친 규제는 기술과 지식의 확산 및 활용을 제한하여 산업 전체의 기술개발 혁신활동을 저해할 수 있다. 이번 법안에서는 기술과 유출의 정의와 적용기관의 범위가 그야말로 모든 것을 포괄한다. 따라서 건전한 기술의 교류도 미리 겁을 내어 하지 않을 것이며, 정상적인 인력 유동에도 제약을 가져올 것이다. 학회장에서의 산학연 협동연구 성과 발표 때문에 기술유출범으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으며, 동종업체에 종사하는 친구들과 갖는 사소한 만남도 기술유출을 음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기술은 철저히 보호해야 되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고립된 국가의 경제가 세계 질서 속에서 자리 잡을 수 없듯이, 고립된 기술 개발은 최근 기술 동향을 파악하지 못하게 되고 불필요한 투자를 필요로 하게 되어 점점 낙후된 기술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도 마찬가지다. 해외의 유수한 연구센터를 국내에 유치하려 해도 국내의 기술성과를 해외와 활발히 교류하지 못한다면 굳이 국내에 연구센터를 설치할 이유가 없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부족한 면이 너무 많다. 해외의 선진기술을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계발하기에도 부족하다.

한편으로는 이런 조치의 혜택을 볼 기업은 상당수의 대기업들이다. 이미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고, 상당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 이번 대책으로 인해 보다 강화된 보안조치로 과학기술인을 회사에 잡아둘 수 있게 된다. 그리 되면 앞으로 중소기업은 더욱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힘들어질지 모른다. 단순한 노동집약적 산업이 중국 등의 저임금 공세에 밀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심각한 공격을 받고 있다. 서서히 첨단소재산업 등의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구조를 재편해야 하며, 중소기업들 또한 상당한 기술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대학이나 연구소 출신의 벤처 창업도 위축될 우려가 크다. 대학이나 연구실에서 기업체와 수행한 연구과제, 혹은 국가 연구개발 사업으로 개발한 성과물을 통한 창업이 쉽지 않아질 것이다. 소위 산업인력의 유동 흐름이 막히는 동맹경화에 빠질 수 있다.

이번 대책의 발표로 과학기술인의 사기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법안에서는 모든 과학기술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감시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극히 일부의 부정적인 양심불량자 때문에 모든 과학기술인을 감시, 통제하여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어찌 보면 기술유출보다도 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책이 시행될 경우 아예 적절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해외로 이민을 가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60%를 넘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술유출이며 국부 손실이 아니겠는가.

첨단기술의 유출방지는 보다 근본적이며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단지 틀어막는 규제가 아니라 혁신까지 고려한, 흐름을 원활히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무조건 회사를 옮기고 기술을 빼내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직무에 만족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유출도 막고 기술 개발도 촉진시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가령 일정기간 동안 회사를 옮기지 못하도록 하는 제약을 걸어야 한다면 그 기간에 해당하는 동안의 임금을 보전하는 등의 적극적인 과학기술인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회사에 재직하는 동안의 발명에 대해 일정 부분의 보상을 지급하는 직무발명 보상제도의 확립을 통하여 직무 만족도를 높이고 타 업체의 불순한 손길로부터 과학기술인을 보호하는, 사고의 틀 전환이 필요하다. 일본의 한 기업은 발명인에게 적절한 직무발명 보상을 해주지 않아, 인력도 미국의 대학으로 떠나버리고 소송에서도 패소하여 200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보상을 해주게 생겼다. 이야말로 호미로 막을 것을 서까래로 막는 것이 아니겠는가.

현재의 법안은 모든 기술,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포괄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기술확산과 학술활동 저하를 불러올 수 있는 포괄주의적 규제를 나열주의적인 대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 가치와 파급효과가 큰 기술들을 특별히 지정하여 보호하며, 급변하는 기술 수준에도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국가의 핵심적인 기술은 산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초적인 연구를 담당하는 학교에서부터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체까지, 막힘없는 수도관이 연결되고 깨끗한 물이 콸콸 흘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범부처적 대응이 필요하다. 흔히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과학기술부가, 산업기술은 산업자원부만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과학기술에 대한 몰이해가 아닐 수 없다. 과학기술인력양성은 교육부, 민군겸용기술은 국방부, 보건기술은 보건복지부 등. 과학기술과 관련이 없는 부처를 찾기 힘들다.

이번 법안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만들어진, 전형적인 규제 일변도의 만들기 쉽고 생색내기 쉬운 법안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장기적인 국가 발전을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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